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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끄적

답하지 못한 물음

왓두유원 2019. 10. 22. 13:58

 

그 끝에 있는 나를 만나려고 한다. 한번 들으면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걸 알아 잘 듣지도 않는 노래를 연신 귀에 대고, 생각하기 싫다고, 소리를 틀어 막는다. 어린아이처럼 때밀기 싫다고 목욕탕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듯. 지금도 힘든데 날 힘들게 했던 그때로 다시 가보자 한다. 그때도 실컷 반복했던 것 같은데.. 뭘 또 반복하라고..? 네가 더 잘 알잖아? 도망치고 싶어 했던 나를. 용기 내 도움의 손을 뻗쳤던 나를. 하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며 답답하다 도망치려 했던 나를. 무엇도 해줄 수도 해주지도 못했던 나를. 누구냐 했다. 누구냐 했다. 원하는 대답을 내놓으라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모습을 마주한다. 지친 표정과 상처들. 그 사이 물음도 대답도 잃어버렸다. 답하지 못한 물음은 또 다시 지금의 나를 마주하게 한다.

 

 

 

겨우 붙들고 있는 오래되고 헤어진 나의 신념의 껍데기는 나를 붙들어 세우지 못했다. 지쳤다. 쉬고 싶고 가만히 있고 싶어했다. 나와 함께. 지구를 탄듯 그 안에 난 가만히 움츠린채 앉아 있고 세상은 사람들은 자꾸 나를 돌리고 있었다. 그만하라 했다. 날  좀 가만히 놓아두라 했다. 그들은 듣질 않았다. 

 

 

이후 난 무너졌다. 불안이 또 스멀스멀 문을 두드린다.  뼈속까지 미워했던 상대에게 말했다. 와서 들어! 만나서 들어. 내 얘길...! 그리고 말해! 니 거짓말이 어디부터인지. 상대는 말했다.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 어쩌라는 거냐 소리쳤다. 이제 과거라 했다. 나의 분노는 절망이 되었다. 나를 뚫고 나올듯한 분노와 생생한 고통의 시간이 그토록 너무나 쉽게 값싼 한마디로 지워졌다. 지난 과거가 되었다. 지금도 살아 숨 쉬는 나의 힘듦이 가치 없다 말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늘 그랬듯이. 

 

 

 

실제로 갈매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비행이 난 좋다. 날아 볼수 있어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그들의 바쁜 날개짓과 무엇보다 바람을 가르는 그 바람이 내 얼굴에 닿는 것 같다. 그들에겐 또 하나의 알지 못할 추격전과 먹고살기 힘듦으로 지어진 일상일지 모르지만. 꿋꿋이 하늘을 나도 비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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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_거인의 잠

 

 

저 해는 너무 따갑고 

사막은 슬프게 고요하기만 해

난 여기 눈을 감고 

누워 깨어나기 싫은 잠이 드네

자유를 꿈꾸기 위해

탈출을 꿈꾸기 위해

바다 한 가운데 

푸른 하늘 위에 

떠 있는 

난 정말 자유로운 영혼

눈을 뜨면 

잠을 깨면

아마 사라질 테지만

내맘은 너무 차갑고

세상은 멋대로 

춤을 추기만 해

지쳐서 잠이 든건 아냐

깨어나 사는게 힘이 들어

자유를 꿈꾸는 거야

탈출을 꿈꾸는 거야

영원히 

난 계속 꿈을 꿀거야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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