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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종현은 '푸른밤 종현입니다' 진행을 3년 넘게 해왔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시를 좋아했던 종현. 어른스러운 종현의 신중한 말과 깊은 생각들... 그를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2년 전 그의 선택은 더욱 아쉽기만 하다. 종현의 유서를 보며 한 구절 한 구절 가슴이 아팠다. 그때도 지금도. 그의 향기는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그는 꾸준히 스스로를 관찰해오면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노래로 표현해 왔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가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의 유서를 전체공개할지를 놓고 며칠 생각에 잠겼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쁜 생각을 할까 봐. 며칠 고심끝에 전체 공개하기로 했다. 가장 어두운 부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종현을 푸른밤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푸른밤에서 종현의 생각과 느낌의 흔적들을...그의 마지막 글과 비교해 떠올려보기도 했다. 푸른밤에서 DJ종현의 말을 통해 그의 고뇌의 흔적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사연자)  몇 주 정말 지쳤었어요. 그래서 책 한 권을 구입을 했는데 책 제목이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합니다.'인데요. 지금의 저는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약하게만 느껴져요... 언젠가 저에게도 스스로를 강하게 느끼는 날이 올까요? 

(종현)
내 스스로의 어떤 힘든 일을 겪으셨었나 봐요. 정말 지쳤었다. 이렇게 얘길 하시니까.. 이래저래 겪은 일들이 쌓였었던 여러 가지 스트레스들이 조금은 한계치를 넘어선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분명 아무 일도 없던 어떤 사람보다는 강할 수 있겠죠. 근데 그 한계치를 내가 너무 무리하게 잡아버리고, 내가 날 돌보지 않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좀 밀어붙이다 보면, 회복하는데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리는 큰 상처가 날 수도 있거든요. 회복했을 때, 아무 일이 없는 사람보다 강한 거죠. 다친 지금 당장 아무 일 없는 사람보다 강할 순 없어요. 사실. (.....사연자 분이) 느끼는 감정이 틀렸다고만 말하기는 힘들어요. 지금 당장 너무 힘들고 지쳤으니까. 근데 이걸 회복하고, 건강하게 좀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을 때 돌아보면, 그것들이 경험이 되서 나에게 좋은 계단이 돼줄 거라는 의미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해질 거예요. 아무 일 없던 사람들은 없을 거예요. 아무 일 없던 사람이라고 얘길 할 수 있는 건, 지금 경험했었던 경험이
없던 이전의 내가 아무 일 없던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이전의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좀 나아지는 내가  발전하는 내가 된다고 생각을 하시고.. 좀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시면 좋겠죠...참 그래요. 전 남한테 긍정적인 얘길 이렇게 잘하죠? 와.. 진짜 말.. 정말.. 남한테 이렇게 '힘내세요. 여러분들.. 긍정적인 생각..' 그런 것들 정말 잘하는 것 같은데.. 스스로도 얘길 많이 합니다만. 전 우울한 사람이라고.. [푸른밤 종현입니다. DJ종현]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해요.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는 어떤 순간이 되는 시발점은,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는 어떤 여건이 채워지고 충족이 됐을 때, 온전하게 건강하게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상대방이 나를 사랑해주고 믿음을 쏟아주어서 스스로의 자존감, 자신감이 생겨나서 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어떠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데 결국에는 서로 건강하게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도 나를 사랑하고 나도 저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그니까 결과적으로는 두 사람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나 스스로와 상대방. 그런데 이 둘 중에 한 가지만 결여가 되도 멀어질 수밖에 없는,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푸른밤 종현입니다. DJ종현]

 

 

(....) 이것도 마찬가지로 고민을 해봤었어요.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어쩔 수 없게 만드는 누군가.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누군가들. 참 이것들이 얽히고 섥혀서 사회들을 만든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어떤 상황, 분위기에 부딪혔을 때 상당히 우리는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 혹은 받아들이기 위해서 어떤 투쟁들을 벌이기 시작하죠. 개인적으로도 심적으로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푸른밤 종현입니다. DJ종현]

 

마음이 텅 비어버리면 몸은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텅 비어버린 건 뭔가 강제적인 느낌이에요. 순식간에 연소되버린 듯한. 내가 예상치도 못한. 갑작스러운. (....) 나의 고생이 의미 없었다. 착각이 들기 때문에. 노력이 들어간 일은 다 의미가 있고, 뜻이 있는 일들인데.. 그게 또 가려져 보이니까.. 그 당시에는. 참 힘들죠. [푸른밤 종현입니다. DJ종현]

 

 

마음속에 까만 점 하나가 있어서... 아시죠? 블랙홀이라는 것이 왜 생기는지? 그게 밀도가 계속해서 한 곳에 모이다 보면 계속해서 중력이 세지다 보니까 옆에 있는 것을 계속 빨아들이는 거예요. 그러면서 밀도가 더 높아져서 더 중력이 세지고 더 옆에 있는 것들을 더 빨아들이고, 그러다가 결국엔 블랙홀이 되는 거거든요. 작았었던 무언가가 조금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하고 옆에 있는 것들을 다 잡아먹어서.. 안에 빛도 빠져나갈 수 없는 어둠을 만드는 것처럼, 근데 그걸 이제 이것이 날 갉아먹고 있구나를 이해하게 되는 뭔가 끝없는 허무를 느끼는 그 순간에는, 그걸 막을 수가 없는 것이죠. 그 중력을 이제 나도 벗어날 수가 없는 거예요. 나의 모든 것이 끌려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끌려갈 수 밖에 없는 그 허무함. 그게 뭔가 정말 지독하게 허무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연필 점을 딱 봤는데 그 점을 사람마다 한 개씩 갖고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푸른밤 종현입니다. DJ종현]

 

 

 

어찌하면 좋을까? 이리 커진 나의 공간을.... 너무너무 사랑하고 너무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무언가가 나에게 생겼을 때 안절부절 못하고, 어떻게 아껴줘야 할지 몰라서 당황한 적이 있잖아요. 우리는. 푸른밤이 저한테 그런 존재가 되버려서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17.03.08 푸른밤 종현입니다. DJ 종현 ]

종현은 다가올 푸른밤 라디오 방송의 마지막날을 알리면서 자필로 쓴 글을 읽은 후 본인의 심정을 밝혔다. '어찌하면 좋을까? 이리 커진 나의 공간을....' 이 말을 선택하고 쓰는게 가장 어렵게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종현은 작사작곡을 하는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다. 종현의 자작곡 중 '하루의 끝'과 이하이 ' 한숨' 을 올립니다.

재생중에 영상에 마우스 오른쪽버튼_연속재생 선택해서 누르시면 반복듣기 가능합니다.

 

 

 

종현 자자곡_'하루의 끝'

 

 

 

종현 작사작곡_이하이 '한숨'

 

 

그의 마지막을 대신할,

종현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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