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끝에 있는 나를 만나려고 한다. 한번 들으면 잘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걸 알아 잘 듣지도 않는 노래를 연신 귀에 대고, 생각하기 싫다고, 소리를 틀어 막는다. 어린아이처럼 때밀기 싫다고 목욕탕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듯. 지금도 힘든데 날 힘들게 했던 그때로 다시 가보자 한다. 그때도 실컷 반복했던 것 같은데.. 뭘 또 반복하라고..? 네가 더 잘 알잖아? 도망치고 싶어 했던 나를. 용기 내 도움의 손을 뻗쳤던 나를. 하지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라며 답답하다 도망치려 했던 나를. 무엇도 해줄 수도 해주지도 못했던 나를. 누구냐 했다. 누구냐 했다. 원하는 대답을 내놓으라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지금의 모습을 마주한다. 지친 표정과 상처들. 그 사이 물음도 대..
아름답지 않다. 결코... 가족 얘길 꺼내는 게 부끄럽다. 가족 그 자체보다 내가 보이는 게 싫은 것 같다. 숨어 있고 싶어 하는 내가 있다. 언제까지 숨어있으려고 하는 걸까.. 준비는 앞으로도 계속 안되어 있을 텐데...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내가 있다. 그러길 원하기 때문에 나조차 선뜻 손을 잡고 나올 수가 없다.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내 안에 있는 아이는 시간을 느끼질 못하는 듯하다. 그대로 그곳에 있다. 무엇이 그토록 겁이 나는 걸까.. 이런 나를 가족은 고스란히 보아왔다. 부끄러워서 덜덜 떨며 나가지 못하는 나를 오롯이 보여 줄 수 있는 건 가족들뿐이다. 하지만, 내가 그 시간에 묶인 나를 돌보지 않았듯 우리 가족도 나를 돌보지 않았다. 그것은 나의 영역이었다. 오히려 가족이라는 이유로 나..
거창할 것이 없다.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지는 좀 되었다. 하지만 펜을 잡을 수 없는 작가의 마음이 이럴까..정보전달이 주가 되는 블로그의 특성상 무엇을 함께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의 난 마치 일상이 뿌리내릴 수 없는 깊은 바다 속에 있는 것 같다. 그곳에선 내 팔과 다리를 허우적거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런 나에게 ' 함께 '라는 말은 참으로 어려운 말이다. 오늘 난 또 멍하며 보냈다. 타버린 한 줌 재가 되어 버린 내 앞에서 삶의 의미는 그런 것이 되어 있었다. 한 줌 재. 이런 내게 목적을 갖는다 거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이 통할리 없다. 끔뻑이는 눈꺼풀과 헐떡이는 숨을 보며 내가 '살아있음'을 안다. 그리고.. 살고 싶어 하는구나.. 언젠가부터 난 툭하면 죽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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